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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세이

[책] 장보영 작가의 아무튼, 산

by noncolor 2024. 8.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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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보영 작가 소개

 
스물다섯 살에 오른 지리산에 매료된 후 히말라야와 알프스, 아시아의 여러 산을 올랐다. 그러다 산을 달리기 시작했고 산악 잡지도 만들었다. 월간 〈사람과 산〉, 매거진 〈PAPER〉에서 얻은 10년 차 에디터라는 이력보다 30여 개 대회 1500킬로미터를 달린 트레일러너라는정체성이 더 애틋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기록되거나 검색되지 않는 산에서의 순간들을 사랑한다.
 

 
 
 

감성 담은 서평

 
아이들 4살, 7살에 중국 심천에 2년 정도 거주했었다. 
바로 옆이 홍콩이라 새벽같이 가서 자정에 돌아오곤 했었는데 우리 화니들은 그때부터 많이(!!!) 걷기 시작했다. 
어쩌면 그 전부터 일수도 있겠다. 
그당시 우리 부부의 여행 스타일이 그랬으니깐....ㅎㅎㅎ 
유모차 하나 끌고 유화니 낮잠 재워가며 쉬었다 걷다가... 그리 홍콩 곳곳을 누비며 여행 아닌 홍콩 나들이를 했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만보기 켰으면 아마 3만보는 거뜬히 나왔을것 같다.


그땐 주말 마다 홍콩을 갔고, 홍콩을 안 가면 심천 곳곳을 걸었다. 
홍콩에서 유명한 드레곤스백도 우리는 쪼리와 크록스를 신고 마실 가듯 다녀왔다. 
그때부터 알게 모르게 아이들에게는 걷는 힘이 생긴거 같기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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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4, 중1, 42세, 45세 이렇게 우리 네식구는 한달에 한번 등산을 한다. 
2022년 남편의 버킷리스트에 모두의 동의로 동참을 하기로 했고, 각자 지도를 보며 가고 싶은 산을 추려 그렇게 우리는  2월부터 본격적인 등산을 시작을 했다. 


2월_관악산
4월_마니산
5월_치악산
6월_소백산
7월_유명산
8월_팔봉산
9월_청계산/이수봉(부부)
10월_월악산
10월_설악산
10월_청계산/매봉(부부)
11월_북한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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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준히 걷기를 2년 넘게 하고 있었던 시점에서 등산은 나에겐 그닥 힘들진 않았지만, 나홀로 등산이 아니였기에 온가족과 함께 페이스를 맞추는것이 생각보다 쉽진 않았다. 그치만 정상에 오르지 못하고 포기적이 한번도 없다는건 우리가 서로를 의지하며 보조를 잘 맞춰 등산을 했다는게 아닐까 싶다. 

뭣모르고 시작한 등산이 아이들에게도 우리 부부에게도 참 많은 의지와 견딤과 보람과 협동을 알려주었다. 
힘들어하는 가족을 기다려주고, 선두에 서서 힘들지만 따르는 가족을 이끌기 위해 좀더 힘을 내보고.... 그렇게 우린 산을 올랐다. 
산을 오르며 힘든 와중에 주고 받는 대화들은 조금더 진지하고 조금더 진솔했다. 
아이들이 지칠때마다 남편이 던져 놓는 다양한 이색 질문들과 이색 이야깃거리들은 참 센스있었다. 내가 육아를 더 많이(!!!!) 했지만, 배워야 겠다 생각한 부분이 많았다. 
그럴때 보면 아이들을 나보다 훨씬 더 잘 다루는(??)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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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우리에겐 겨울 산이 남았다. 
눈오는 12월 우리는 강원도 친정 근처 태백산을 오르기로 약속했다. 
그전에 서울에 있는 산 몇곳을 더 가겠지만, 난 설산이 몹시 궁금하다. 그때는 장비를 좀 갖춰서 최대한 안전하고 안전하게 등산을 해보자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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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아무튼, 서재>를 반쯤 읽다가 저녁에 <아무튼, 산>을 집어 들고는 읽기 시작했는데, 손에서 놓질 못했다. 
사실 어제 월드컵도 보는둥 마는둥하고 책에 집중을 했다. 😅


우리 가족과는 비교도 안되는 산들을 경험한 작가이지만, 작가가 써내려간 마음들을 나는 고스란히 받았다. 
어느 하나 이해 못하는 부분이 없었고, 어느하나 공감하지 못하는 부분도 없었다. 
힘들어 오른 산에서의 울컥함에 같이 울컥했고, 고지를 눈앞에 두고 뒤돌아서야 하는 그 마음에 속상했다.
일상에 찌들어 생활하며 잠시 산을 잊고 있었을때는 안타까웠고, 그러면서도 산을 그리워하는 작가의 마음에 공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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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산을 그리 좋아하진 않는다 생각했다. 
남편이 가자고 하니 가는거다라고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책을 읽으며 나도 산을 좋아하는 사람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 생각에 확신이 생겼다. 
산에서 위로 받고, 산을 오를때 즐겁고, 정상에 올랐을때의 기분을 다른 누군가에서 자랑하고 싶고, 지인들과 함께 등산하고 싶고....
더이상 무슨 말이 필요할까... 이만하면 산 좋아하는 사람이라는 증거는 충분할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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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 대해 자세히 적진 않겠지만, 소소히 등산을 즐기시는 분들도, 꾸준히 등산을 즐기시는 분들도 한번 읽어보면 많이 공감할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아무튼, 술> 급으로 몰입해 읽었던 <아무튼,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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