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작가 소개
저자 한강 韓江은 1970년 늦은 11월에 태어났다. 연세대 국문과를 졸업한 뒤 1993년 『문학과사회』에 시를 발표하고, 이듬해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붉은 닻」이 당선되어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장편소설 『검은 사슴』 『그대의 차가운 손』 『채식주의자』 『바람이 분다, 가라』 『희랍어 시간』, 소설집 『여수의 사랑』 『내 여자의 열매』 『노랑무늬영원』, 시집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 등이 있다. 동리문학상, 이상문학상, 오늘의 젊은예술가상, 한국소설문학상을 수상했다.
감성 담은 서평
엊그제 장문의 리뷰를 썼다가 날려서... 다시 쓰고 싶은 의욕을 상실했다.
그래도 생각이 많았던 책이기에 다시한번 적어본다.
얼마전 읽은 소년이온다에 이어 읽은 한강 작가의 채식주의자!!
채식을 선언한 영혜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있다.
잔인한 꿈을 꾼 뒤 냉장고에 있던 모든 육식 고기들을 모조리 꺼내 버리고는 영혜는 채식을 선언한다.
영혜남편의 시선으로부터 시작이 되는 첫 챕터는 첫줄부터 아내에 대한 남편의 시선이 어떤지 알려준다.
● P9. 아내가 채식을 시작하기 전까지 나는 그녀가 특별한 사람이라고 생각한 적이 없었다. 솔직히 말하면 아내를 처음 만났을때 끌리지도 않았다. •••••내가 그녀와 결혼한것은 그녀에게 특별한 매력이 없는것과 같이 특별한 단점도 없어 보였기 때문이다. ••••••••• 이십대 중반부터 나오기 시작한 아랫배, 노력해도 근육이 붙지않는 가느다란 다리와 팔뚝, 남모를 열등감의 원인이였던 작은 성기까지, 그녀에게는 그다지 신경쓰이지 않았다.
남편은 영혜가 채식을 선언했을때 그것에 대한 왜? 만 있었을뿐 이해!는 없었다.
●P25. 내가 까닭을 물으면 "꿈을꿨어"라고 대답한다는것 뿐이어었다. 그것이 어떤 꿈이냐고 나는 묻지 않았다. 다시 어두운숲속의 헛간 피웅덩이에 비친 얼굴에 대한 얘기 따위를 듣고 싶지 않았다.
영혜는 남편의 무관심으로 그 무엇도 이해받지 못하면서 가장 가까운 사람인 남편으로부터 성폭행까지 당한다. 부부사인데 그게 어떻게 성폭행이 될수있냐하는 생각을 하는 이가 없길 바란다.. 부디.....
● P40. 저항하는 팔을 누르고 바지를 벗길 때는 뜻밖의 흥분을 느꼈다.격렬하게 몸무림치는 아내에게 낮은 욕설을 뱉어가며 세번에 한번은 삽입에 성공했다.
남편은 영혜의 가족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온가족 모두 모인 자리에서 영혜가 고기 먹기를 거부하자 가족들은 영혜의 양팔을 붙들고 강제로 입을 벌려 탕수육을 쑤셔넣을려고한다. 고통스럽게 몸부림치며 입을 꽉 다물고 있는 영혜를 보며 친정아버지란 사람이 뺨을 후려치며 벌어진 입으로 탕수육을 쑤셔넣는다. 이사건으로 영혜는 그자리에서 손목을 긋고 자해를 한다.
남보다도 못한 사람들. 이런 폭력이 어디있을까. 언어폭력 신체적학대, 폭행, 성폭력, 협박, 방관....
이 모든게 가족으로부터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이 마음이 이팠다.
영혜의 거부의사가 명확 했음에도 불구하고 모든 판단은 가족인 그들의 생각에서 비롯되고 있다. 왜 영혜의 의사는 중요하지 않게 된걸까...
그 꿈이 어땠길래 영혜가 이정도로 고기를 거부 하는걸까...라는 의문이 없고 오로지 안먹고 있다는것에 초점이 맞춰져 결론은 억지로라도 먹여야겠다가 된것이다. 누구를 위해서인걸까.... 이것이 말라가는 영혜를 위해서일까 과연....
모든 시작은 관심에서부터 비롯되는건데 가족들의 관심은 오로지 보통 사람들과 다른 영혜의 기이한 행동을 잘못이라는 프레임을 씌워서 몰아가고 있다. 왜 그럴수밖에 없는지는 가족에게 없었다.
병원에 찾아온 엄마를 보는 영혜의 독백!! 외로웠겠다.
가족으로부터 외면받는 삶은 더 외로웠겠다.
● P60. 저 여자가 왜 우는지 나는 몰라 왜 내 얼굴을 심킬듯이 들여다보는지 몰라. 왜 떨리는 손으로 내 손목의 붕대를 쓰다듬는지도 몰라. 손목은 괜찮아. 아무렇지도 않아. 아픈건 가슴이야. 뭔가가 명치에 걸려있어. 그게뭔지몰라. 언제나 그게 거기 멈춰 있어.
두번째 챕터는 더 끔찍한 형부의 시선이다.
별로 언급하고 싶지 않다. 속독으로 읽어버리고는 별로 생각하고 싶진 않았지만 제일 끔찍한 변태적인 폭력이 이 챕터에서 나온다.
아내에게 우연히 들은 처제의 몽고반점에 대해 집착하게 되며 본인의 탐닉과 탐욕을 채우기 위해 작품 활동이라는 핑계로 처제를 끌어들인다. 어떻게 이걸 예술이라 할수 있으며 그것을 예술로 봐주길 바라며 작품을 만들 생각을 할수 있는지... 일말의 윤리적인 양심이라도 있으면 이럴수는 없지 않나... 예술이라는 명목하에 자행되는 그의 행동들에서 김기덕과 조재현이 떠올랐다.
개인적으로 개새끼라며 욕을하며 읽은 챕터이기도 하다.
결국 영혜의 언니 인혜가 알게되고 인혜는 둘다 정신병원에 입원 시키고 나중에 남편과도 이혼을 한다.
세번째 챕터는 영혜의 언니인 인혜의 시선이다.
인혜는 과거 어린시절 아버지가 영혜에게 가하는 폭언과 푹행을 방관했던 인물이다. 사실 함께 어렸던 그 시절 무슨 힘이 있었을까...
인혜는 장녀라는 책임감으로 늘 말잘듣고, 착하고, 착실한... 크게 튀지 않고, 주변의 시선들로 자신의 자존감을 키우는 인물 같기도 하다.
가족이 모인자리에서 인혜는 아버지가 영혜에게 뺨을 때리며 탕수육을 쑤셔 넣을때도, 자해한뒤 남편이 영혜를 엎고 병원으로 달려갔을때도 다른 액션이 없었다.
장녀의 책임감으로 살아온 인혜, 영헤와 같은 환경에서 자랐고, 같은 부모에게 태어나 비슷한 부분이 많을꺼란 추측이 들었다.
여러 환경적인 요소들로 다른 삶들을 살고 있지만, 영혜의 삶을 보며 만약 아이가 없었더라면.... 인혜는 어떤 선택을 했을까...
인혜 또한 영혜와 비슷한 삶을 살지 않았을까... 그래서 적극적으로 말리지도 적극적으로 옹호하지도 못한게 아닐까란... 생각을 해본다.
● P166. 막을수 없었을까. 두고두고 그녀는 의문했다. 그날 아버지의 손을 막을 수 없었을까. 영혜의 칼을 막을 수 없었을까. 남편이 피흘리는 영혜를 업고 병원까지 달려간 것을 막을 수 없었을까. 정신병원에서 돌아온 영혜를 제부가 냉정히 버린것을 말릴수 없었을까. 그리고 남편이 영혜에게 저지른 일을, 이제는 다시 기억하고 싶지 않은 일을, 값싼 추문이 되어 버린 그 일을 돌이킬 수 없었을까. 그렇게 모든것이 그녀를 둘러싼 모든 사람의 삶이 모래산처럼 허물어져버린것을 막을 수 없었을까.
책의 뒷부분에 해설이 있었다. 읽지 않았다. 책을 읽고 보니 호불호가 뚜렷히 나뉠 책일거란 생각이 들었다. 호불호가 가린다는건 어려운 책이라서가 아니라 개개인의 생각과 받아들이는 정도가 다르기 때문이라고 말하고 싶다.
여튼 읽고 나서 난 폭력이라는것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해보게 됐다.
얽히고 설키어 살아가는 삶에서 가족들로 인해 한 사람의 삶이 어떻게 끝날수 있는지, 그로인해 다른 사람들의 삶은 어떻게 달라지는지... 또 그런 일들을 각각 개개인은 어떤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생각을 하는지.... 혹은 회피하는지...
며칠전 읽은 책인데 며칠동안 계속 생각에 생각을 거듭하게 하는 책이였다.
추천을 해주고 싶은 책은 아니다. 난해할수도 있고, 보기 불편할수도 있다.
폭력의 아이러니....!!
분명 폭력은 맞는데, 그걸 폭력이라 받아들이지 않는 이 사회에 던지는 강한 한방은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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