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신회 작가 소개
다정하지만 시니컬하고, 대범해 보이지만 시도 때도 없이 긴장한다.
웃기다는 말을 자주 듣지만 그 말을 듣지 않는 대부분의 시간을 울적하게 보내고 ‘못 하겠다’는 말을 달고 살면서도 결국 하는 사람.
‘하자’보다 ‘하지 말자’를 다짐하며 지내왔지만 처음으로 해보자고 결심한 것이 ‘책임감 갖기’.
여전히 무책임과 책임의 경계에서 허둥대며 살아간다.
『보노보노처럼 살다니 다행이야』, 『심심과 열심』 등을 썼고 『보노보노의 인생상담』을 우리말로 옮겼다.
감성 담은 서평
"자식은 잘 키울려고 낳는게 아니라 사랑할려고 낳는다"
예전에 어딘가에서 들은 말인데 마음에 새겨야할 것 같아서 한번씩 되새기는 말이다.
그런데 자식 뿐만아니라 모든 생명은 이리 사랑받아야 할 이유가 있는게 아닌가 생각을 해보게 된다.
아이들과 남편은 반려 동물을 키우고 싶어 한다.
말로는 본인들이 모든걸 다 한다고 하지만, 집에 가장 오래 머물수 있는 사람은 나밖에 없다.
우리 네식구 중에서 감히 말하자면 동물을 가장 좋아하는 건 나다. 지나가는 댕댕이 들을 보면 가서 보듬고 싶다.
길고양이들 보면 집에가서 간식을 챙겨다 가져다 주고 싶을 만큼 안스럽다.
그런데 가족들이 반려동물을 키우고자 간절히 원한 순간부터는 동물들을 봐도 크게 관심을 두려 하지 않는다.
혹시라도 "혹" 하는 마음에 나도 모르게 반려 동물을 책임지고 싶은 마음이 들것 같아서다.
단단히 마음을 먹고 준비를 해도 반려동물을 책임지는 일은 굉장히 어렵고 힘든일이다.
물론 함께하는 동안 많은 즐거움과 기쁨과 추억이 있겠지만 아이 하나 키우는것과 같은 그 일들을 다시 하고 싶지 않다. 자신이 없다.
강원도 친정에 가면 깜돌이라는 부모님의 반려견이 있다. 이상하게 이 아이는 나를 유독 좋아한다.
1년에 고작 4번정도 보는게 다인데 부모님댁에 가면 내곁에서 떨어지지 않는다. 부모님도 신기하다고 말씀을 하시는데....
나는 이유를 좀 알것 같다.
나는 이 아이에게 늘 고마움이 있다. 자식을 키우느라 부모님을 제대로 챙기지 못함이 늘 죄송하고 죄송한데, 그 빈자리를 이 아이가 채워주고 있는것 같아서 늘 고마운 마음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이 아이를 보듬을때는 나의 손끝까지 고마움이 담겨있다. 생각해보면 나의 이런 마음을 아는게 아닐까란 생각이 든다.
이리 사람의 디테일한 감정을 모두 느끼는 동물들의 감정을 오히려 말하는 인간보다 더 잘 헤아려야 한다고 생각하면 데려올 자신이 없다. 강아지보다는 고양이가 키우는게 좀더 수월하다고 얘길 하는데 나는 아이들을 데리고 오면 키우려 데리고 오는게 아니라 사랑하고 싶다. 그래서 1년 365일 집에만 있는 동물이라 하더라도 사랑할 자신이 없어 마음을 꾹꾹 눌러 놓고 있다.
친정에 가서 깜돌이를 산책시키다보면 못보던 강아지들이 보일때가 있다. 엄마한테 물어보면 누군가가 버리고 간 아이들이라며.... 그렇게 버려지면 로드킬 당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한다.
멀리 까지 데려와서 열린 차문 밖으로 떠밀려 버려진 아이들. 출발하는 차를 끝까지 쫓아가보지만 매정하게 더 빠른 속도로 달려가는 모습을 보며 그 아이들은 무슨 생각을 할까. 사람과 교감하는 아이들인데 마음에 얼마나 큰 상처를 입었을까....
그런거 보면 좀 극단적이긴 하지만 인간만큼 이기적이고 잔인한것도 없는것 같다. 책임질 자신이 없으면 키울 용기도 내지 말아야지.... 나쁜 xx
작가는 우리가 생각보다 많은 책임을 지고 살고 있다고 말한다. 작가 본인도 글로 적어보기 전까진 몰랐던 사실이라고.... 책임감이라고 말하면 묵직한 무게감이 느껴지는데, 작가는 그걸 조금 가볍게 얘기해주고 있다.
많은 책들에서 나 자신을 사랑하는게 먼저라고 말하지만, 김신회 작가는 꼭 나를 사랑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한다. 사랑이 아니여도 대견함, 소중함 등.... 의 감정도 괜찮다고.... 그렇게 사랑에 서툴은 사람들을 위로하고 있다.
내가 미워도 살고, 좋아도 살고, 내가 아름답다 생각하지 않아도 하루하루 버티듯 살아가는 자기 자신을 존중하고 싶다는 말이 현실성있게 다가왔다.
그리고 작가가 유기견 풋콩을 반려 동물로 맞으며 겪었던 이야기들이 솔직했고, 그 와중에 작가의 용기와 실천에는 박수를 쳐주고 싶었다. 사람을 사랑하는 일은 참 어렵다. 하지만 동물들을 사랑하는 일은... 쉽다는 표현보다는 좀더 순수한 마음인것 같다라는 생각을 해본다.
사람을 통한 변화보다는 내가 책임져야할 나의 반려 동물들을 통해 내가 얻게 되는 그런 감정의 깨달음과 사랑은 어쩜 그 변화의 시작부터가 순수하고 오염되지 않은 마음이라 물드는게 쉽고 한번 물들면 변색되지 않는게 아닐까란 생각이 든다. 적어도 그 책임을 회피하지 않는 사람들의 범주안에서는 말이다.
책을 읽으며 한번..... 딱 한번.... 사랑을 줄수 있을것 같다라는 생각을 했다가.... 아니야 아니야.... 고개를 절레 절레 흔들었다.
혹 하는 마음은 안된다. 진정 내가 사랑할수 있을때 그때 사랑하고 싶은 아이를 만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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